경북 웹툰캠퍼스
웹툰 작가 양성을 전면적으로 지원하는 웹툰캠퍼스
웹툰 작가 양성을 전면적으로 지원하는 웹툰캠퍼스
경북로컬소재 웹툰 인기
한때 초등학생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공간이 이제 창작자들의 숨결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구 황남초등학교의 교정 한편에 자리 잡은 ‘경북웹툰캠퍼스’가 바로 그곳이다.
얼핏 들으면 작가 양성소처럼 들리지만 그 내부는 훨씬 복합적이고 조용하게 움직이는
도시의 창작 실험공간이자 경주의 콘텐츠 미래를 펼치는 작업장이었다.
경북웹툰캠퍼스는 지금 지역과 웹툰, 그리고 청년 창작자들을 연결하는 접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지역과 콘텐츠가 만나는 웹툰 실험실
경북웹툰캠퍼스는 2022년 3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 웹툰캠퍼스 조성사업’에 선정되며 문을 열었다.
전국 10개소 중 하나로 출발했지만 이후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사업의 지원 체계가 조정되면서
주요 운영 예산이 중단됐고, 경북웹툰캠퍼스는 2024년 초, 갑작스럽게 사업비 전액 삭감이라는 현실을 마주했다.
예산 0원, 존폐의 기로에 선 순간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공동 대응에 나섰다. 도비와 시비를 매칭해
간신히 운영비를 확보한 것이다. 전기세, 인건비, 전시와 교육 사업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지만
그 예산은 다시 지역 창작 생태계를 움직이는 작은 불씨가 되었다.
경북웹툰캠퍼스는 전략적으로 방향을 틀었다.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중심의 기존 캠퍼스들과 달리
배경 이미지 제작에 특화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대형 웹툰 스튜디오와의 협업, 에셋 시장 진입을 돕는 프로젝트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는 서울·부산처럼 스토리 중심 창작 인프라가 이미 구축된 대도시와의 경쟁을 피하면서
경주만의 강점을 살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경북음악창작소와 함께 경상북도콘텐츠진흥원이
운영 중인 이 캠퍼스는 경북만의 포지셔닝과 차별화를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현재는 ‘디지털 에셋 제작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배경 제작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경북만의 이야기, 브랜드 웹툰으로
이외에도 경북의 역사와 문화, 로컬 소재를 활용한 브랜드 웹툰 제작 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경북도는 전국에서도 이 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추진 중이며 경북웹툰캠퍼스는 주요 제작과 기획의 중심에 있다.
대표 사례로는 구미 라면축제를 소재로 한 ‘구미웹툰’이 카카오페이지에서 101만7000뷰를 기록했고
‘안동 선비 레시피’는 2편 합산 200만뷰를 넘겼다. 이는 전통적인 축제 홍보 방식 대비
훨씬 높은 도달율을 자랑하며 웹툰이 지닌 콘텐츠 파급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다.
해답을 찾는 시도, 웹툰 인재 양성사업
현재 캠퍼스에는 9명의 작가가 입주해 활동 중이며 시민 대상 웹툰 교육도 함께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입주 작가들이 공간을 점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창작과 생계의 균형을 이루는
체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후속 지원과 동기 부여가 절실하다는 내부 고민도 깊다.
올해 그 해답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웹툰 인재 양성사업’이 추진됐다.
전국 10개 캠퍼스 중 단 6곳만이 선정되는 가운데 경북웹툰캠퍼스는 최종 선정돼 주목을 받았다.
해당 사업은 월 150만원의 창작 지원금, 멘토링, 작업 공간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며,
면접 경쟁률도 치열했다. 40여명이 지원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고 그만큼 캠퍼스가 제공하는
기회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찾아가는 교육, 시민과 콘텐츠의 거리 좁히기
경북도콘텐츠진흥원 남희종 센터장은 “웹툰이라는 매체는 여전히 시민들에게 낯선 영역“이라며
“발명체험관처럼 현장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얻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강사와 장비가 직접 찾아가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접근성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찾아가는 교육은 지역 내 학교, 복지관, 문화센터 등에서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직접 웹툰을 그려보고 나만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남 센터장은 “그림을 잘 못 그려도 괜찮다. 이 수업의 목적은 완성도가 아니라 경험”이라며
“웹툰이 시민 모두의 매체가 되기 위한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웹툰을 배우고 싶은 청소년, 그림을 다시 시작하려는 중장년, 지역 이야기를 웹툰으로 담고 싶은 시민 누구나
경북웹툰캠퍼스를 활용할 수 있다. 아직은 시민에게 낯선 공간일지라도 그 문은 이미 활짝 열려있다.
이제 남은 건, 우리가 이 공간을 잘 알고, 잘 활용하는 일이다.
<출처 - 경주신문 https://www.gjnews.com/news/view.php?idx=83336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